소설 키다리 아저씨 한국어 번역과 오디오북 ( 22 )
지금은 겨울이지만 눈이 부실 정도로 햇살이 쨍해서 무척 화창한 오후에요. 전나무에 달린 고드름이 녹아서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고요, 온 세상이 새하얀 눈으로 뒤덮였어요. 저만 빼고요. 저는 슬픔에 짓눌려 있어요.
이제 아까 말씀드렸던 안 좋은 소식을 전해야 겠네요. 용기를 내 ! 주디, 말씀드려야만 해.
아저씨 지금 확실히 기분 좋으신가요? 저 수학이랑 라틴어 과목에서 낙제했어요. 지금 그 두 과목을 개인 지도 받고 있고요, 다음달에 재시험을 볼 예정이에요.
실망하셨다면 죄송해요.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저는 크게 신경을 쓰고 있지는 않고 있어요. 교과서 이외의 다양한 것들을 많이 배웠거든요. 소설을 17권이나 읽었고요, 시도 많이 읽었어요.
'허영의 시장', '리처드 피버럴', 그리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은 필독서를 읽었어요. 에머슨의 에세이, 록하트의 '스콧의 생애' 그리고 기번의 '로마 제국' 시리즈의 1권, 벤베누토 첼리니의 '자서전'을 절반 정도 읽었어요. 참 흥미로운 사람인 거 같지 않으세요? 그냥 밖으로 산책하러 나갔다가 아침 먹기 전에 아무 생각 없이 사람을 죽인 적이 있대요.
아저씨, 제가 라틴어 공부에 파묻혀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유식해졌다는 거 이제 아시겠죠? 제가 다시는 낙제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을 드리면, 이번 한 번만 용서해주시겠어요?
마음의 상복을 입은
주디 올림
낭독, 번역 by 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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