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한국어 오디오북/키다리 아저씨 한국어 오디오북

소설 키다리 아저씨 한국어 번역과 오디오북 ( 13 )

Ellie 앨리 2023. 6. 28.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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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0일

친애하는 키다리 아저씨께

미켈란젤로에 대해 들어보신 적 있으세요? 미켈란젤로는 중세 시대에 이탈리아에서 살았던 유명한 예술가에요. 국문학 시간에 다른 학생들은 다 미켈란젤로를 아는 것 같더라고요. 저는 대천사인 줄 알았다고 하니까, 반 전체 학생들이 다 웃었어요.

( * 미켈란젤로의 이름은 Michelangelo인데 영어식으로 발음하면 '마이클 안젤로'이다. '마이클 안젤로'라는 이름은 archangel이라는 단어와 발음이 비슷하고 archangel이 바로 '대천사'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미켈란제로라는 이름이 대천사랑 비슷해요. 그렇지 않아요? 대학교를 다니면서 힘든 점은, 제가 평생 들어본 적도 없는데 사람들이 제가 당연히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너무 많다는 거에요. 가끔 너무 당황스러워요. 하지만 요새는 다른 애들이 제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것에 대해서 말하면, 우선 가만히 있다가 나중에 백과사전을 찾아봐요.

저 첫날에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지 뭐에요. 어떤 애가 '모리스 메테를링크'에 대해 말을 꺼내서, 제가 걔 혹시 신입생이냐고 물어본 거에요. 학교 전체에 소문이 쫙 퍼졌어요.

( * 모리스 메테를링크 Maurice Maeterlinck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이다.)

뭐 어쨌든, 전 다른 애들과 마찬가지로 밝아요, 몇몇 애들보다는 훨씬 더 밝죠 !

혹시 제가 방을 어떻게 꾸몄는지 궁금하세요? 갈색과 노란색을 메인 컬러로 해서, 조화롭게 꾸몄어요. 벽이 누리끼리해서 노란색 데님 커튼이랑 쿠션, 마호가니 책상을 샀어요. 마호가니 책상은 중고로 3달러에 구매했어요. 그리고 라탄 의자랑 가운데에 잉크 자국이 있는 갈색 깔개도 샀어요. 잉크 자국 위에는 의자를 뒀어요.

제 방 창문이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서 평범한 의자에 앉아서는 바깥을 내다볼 수가 없어요. 그래서 뚜껑을 여닫을 수 있는 책상의 거울의 뒤쪽에 있는 거울을, 나사를 돌려서 떼낸 다음에, 책상 윗부분을 천으로 씌웠어요. 그리고 책상을 창가 쪽으로 옮겼어요. 창가 의자로 쓰기에 높이가 딱 좋아요. 서랍을 꺼내서 마치 계단처럼 사용할 수 있어요. 밟고 올라가면 되거든요. 아주 편리해요 !

샐리 맥브라이드가 선배님들이 주최한 경매에서 제가 물건을 고르는 걸 도와줬어요. 샐리는 일반 가정에서 평생을 살아서 방 꾸미는 걸 잘 알더라고요. 쇼핑을 하면서 진짜 5달러 짜리 지폐를 내고 거스름돈을 받는 일이 얼마나 재밌는 일인지 아저씨는 상상도 못하실 거에요. 저처럼 평생 돈이라고는 동전 정도만 가져본 경우라면요. 정말, 아저씨께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어요. 아저씨, 용돈을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샐리는 이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사람이에요. 줄리아 럿리지 펜들턴은 세상에서 가장 재미없는 사람이고요. 기숙사 방 배정을 할 때 담당 직원이 어떻게 그런 조합으로 배정을 했는 지 참 희한해요. 샐리는 모든 걸 재미있다고 여겨요. 심지어 낙제조차도 재미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줄리아는 매사 지루해해요. 줄리아는 다른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려는 최소한의 노력도 전혀 안 해요. 줄리아는 펜들턴 집안 사람이기만 하면, 그냥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자동으로 천국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애에요. 그래서 저와 줄리아는 태생적으로 적이에요.

제가 요새 어떤 걸 배우고 있는 지 듣고 싶으신데 계속 참느라 고생하셨죠?

1. 라틴어 : 2차 포에니 전쟁. 어젯밤에 한니발과 그의 군대가 트라시메누스 호수 근처에 군 막사를 세워서 진을 쳤어요. 그들은 로마군을 상대로 매복을 준비했고, 오늘 *새벽 4시부터 해뜨기 전까지 전투가 벌어졌었어요. 로마군은 퇴각하고 있어요.

(* 영어 원문에는 at the fourth watch 라고 나와있는데 고대 로마인들이 사용했었던 시간대 중 새벽 4시부터 해뜰 때까지의 시간대를 의미한다. 당시 로마인들은 해질 때부터 다음날 해뜰 때까지를 4등분하여 시간을 구분하였다고 한다. )

2. 프랑스어 : 소설 '삼총사'를 24페이지까지 진도를 나갔어요. 동사 활용법과 불규칙 동사를 배웠어요.

3. 기하학 : 원기둥을 마쳤고, 지금은 뿔 형태를 배우고 있어요.

4. 국어 : 설명문을 배우고 있어요. 제 문체는 명확함과 간결성이라는 면에서 나날이 발전하고 있어요.

5. 생리학 : 소화계까지 나갔어요. 다음 시간에는 담즙과 췌장에 대해서 배울 예정이에요.

열심히 수업을 받고 있는

지루셔 애보트 올림

추신.

아저씨 술에는 손도 안 대시죠?

간에 정말 좋지 않대요

낭독, 번역 by 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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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앨리의 하루 한 장 책읽기' https://www.youtube.com/@ellie_korean_audiobooks/vide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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